isle 스산했다. 아니 그것보다는 되려 음산했다. 신경쓰이는 음산한 소리가 들리는 것도, 그렇다고 공포를 자아낼 것 처럼 어둡지도 않았다. 오히려 소리 하나 없이 적막했고 눈이 부시다 못해 아플 수도 있겠다 할 만큼 눈부셨다. 그 종말에 날 냉동인간으로 잠들어있던 아이슬이 눈을 뜬 것은 아마 의도했던 부분이 아니었을 것이다. 앞으로 몇십광년은 더 간 후에...
종말의 날 인간은 자신들을 품었던 정들었던 고향을 떠나는 선택을 결국 자행하고 말았다. CODE_00000821 컴퓨터인지 선이 잔뜩 연결 되어있는 네모난 기계가 정신없이 반짝거리다 어딘가에 오류가 난 듯 귀를 찌르는 비프음이 몇차례 울렸을까, 일련번호 같은 숫자가 쓰인 칸의 문이 덜컹거리며 열리더니 스산한 기운을 지닌 흰 연기가 자욱하게 흘러나왔다. 그 ...
“만우절~ 기념하는 김에! 전국투어 무사히 마친 김에! 야자타임을 거행하겠습니다~” 손에 쥔 글라스를 높게 들며 외치는 소리의 모두의 시선이 집중되었다. 시선의 끝에는 이미 잔뜩 취한건지 목까지 빨갛게 달아오른 용희가 풀린 눈으로 잔을 높게 치켜들고 있었고, 잠깐의 정적 후에 다시금 소란스러워지며 간간히 웃음소리도 같이 들려왔다. 용희에 말에 은근슬쩍 ‘저...
언제인지 잘 기억나지는 않지만 언젠가에 어린 날 내리쬐는 태양빛 아래에 까맣게 타서 뛰어놀던 시절이 있었다. 그 날도 여느 때 처럼 동네 비슷한 또래들과 투닥거리며 놀며 매일 같은 일상에 새로운 놀잇감을 찾아다니며 이곳 저곳을 돌아다니다가 우연히 만난 처음보는 아이의 제안에 따라 어른들이 들어가지 말라고 했던 숲을 탐험해보기로 했다. 어른들이 그렇게 겁을주...
나의 진열장에 놓인것은 먼지 한 톨 없이 완절무결한 완벽한 존재다 그래야만 한다 햇빛 한 줄기 들어올 틈 없이 막혀있는 창은 그 위에 방음재가 덧대어져 소리조차 새어나갈 수 없을 것 처럼 견고해보였다. 캄캄한 한 방 안에 붉은 빛의 조명이 켜지며 창문과 마찬가지로 방음재가 덧대어진 문이 소리없이 스르르 열렸고, 이내 적막하기만 했던 방 안으로 흐느끼며 우는...
내가 잡고 있는건 나의 인생인가. 나 스스로를 옭아맨 목줄인가.
숨결이 닿을 듯 가깝지만 닿지 않은 숨 그대 혼자서 어디 먼 길을 떠나버렸는가 좋은것은 늘 함께하고자 했고 나쁜것은 늘 혼자 앓던 그대는 언제나처럼 이 세상 온갖 나쁜것들을 혼자서 그러안고는 어디론가 훌쩍 떠나버렸으매 주고받을 연락책 하나 없고 따라가기에 아득히 먼 그대 혼자서 어디 먼 길을 떠나버렸는가
8월 불볕더위가 기승을 부리는 한여름의 해가 준우의 방을 비추어 내렸다. 대학을 졸업하고 난 뒤 바로 서울로 상경한 취준생인 준우는 풍족하지 않은 재정 때문에 제대로 된 자취방을 구하지 못하고 서울의 달동네 꼭대기 3평 남짓의 원룸에 겨우 터를 잡았지만 취업의 문은 좁고 높았다. 이렇다 한 결과가 나오지 않은 상태의 준우는 바닥을 보이기 시작하는 통장을 보...
1. 손톱달 어두운 밤하늘을 홀로 고고하게 빛을 내던 달이 그 빛을 서서히 잃어가는 손톱달이 뜰 무렵이었나. 모두가 꿈속을 헤매고 있었지만 그 성의 왕은 잠들 생각을 하지 않았고, 언제나처럼 시끄럽게 소란스러웠다. 대신들은 언제나 있었던 일이었던 만큼 자연스럽게 그에 따른 대처를 하고 있었지만 새로 들어온 말단 기사 달편은 그러지 못했다. 고고하게 홀로 피...
손을 들어 눈을 가리니 은은하게 제 존재를 알려오던 달빛을 한 줌도 남기지 않고 눈에 보이는 것을 모두 먹빛으로 드리울 수 있었다. 나에게 빛은 독이요, 그 빛을 향해 고개를 치켜 세운다는 것은 자살행위와 별반 다를 것이 없을 것이다. 나는 캄캄한 밤을 훤히 보이는 것처럼 성큼성큼 걸어 다닐 수 있으니 빛을 보지 못하는 두 눈짝이 무슨 쓸모가 있을까. 영영...
다이아몬드더스트 같이 반짝거리는 빛의 조각들이 둥둥 떠다니는 현상이 발견된다. 하지만 아름답다 생각되는 겨울의 자연현상과는 다르게 유독 햇살이 뜨거운 열대지방에서 더욱 빈번하게 발생했고, 그 시각 또한 제각각으로 일정하지 않았지만 언제나 해가 떠 있는 낮 동안 발생하는 현상이었다. 아름답게 산개하는 빛의 조각은 손으로 만져지는 이질적인 무언가였고, 감히 만...
자유로운 창작이 가능한 기본 포스트
소장본, 굿즈 등 실물 상품을 판매하는 스토어
정기 후원을 시작하시겠습니까?
설정한 기간의 데이터를 파일로 다운로드합니다. 보고서 파일 생성에는 최대 3분이 소요됩니다.
포인트 자동 충전을 해지합니다. 해지하지 않고도 ‘자동 충전 설정 변경하기' 버튼을 눌러 포인트 자동 충전 설정을 변경할 수 있어요. 설정을 변경하고 편리한 자동 충전을 계속 이용해보세요.
중복으로 선택할 수 있어요.